예술과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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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 예술사
미술 범죄 시리즈 ❶ 미술품은 왜 자꾸 도난 당할까?
미술 범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마 ‘미술품 도난'일 거예요. 천문학적인 가격, 공개된 장소에서의 전시, 폐장 이후 허술해지는 경비. 도둑들의 입장에서 작품을 훔칠 이유는 정말 많습니다. 미술품 도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60년대 후반이에요.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고, 작품의 시장가치가 상승하며 높은 금액의 작품이 거래되던 때죠.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미술관, 박물관의 보안 시스템이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술품 도난 사건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입니다. 인터폴의 수사를 통해 짐작되는 규모는 매년 50억 달러 (약 7조 800억 원)에 달하죠. 또 이 수치는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술품 절도가 하나의 거대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시각도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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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 예술사
미술 범죄 시리즈 ❷ 미술품 약탈의 역사
약탈의 시작 세계 유명 박물관에는 진귀한 미술품과 문화재가 많습니다. 그런데 종종 그 나라의 유산이 아닌, 다른 나라의 작품이 걸려있는 경우를 볼 수 있어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는 이집트의 미라가 있고, 영국 대영박물관에는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조각이 있죠. 이 문화재에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합니다. 바로, ‘약탈품'이라는 것이죠. 문화재 약탈은 고대 로마부터 있었습니다. 로마 하면, 수많은 전쟁을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죠. 당시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가 패배국의 문화재를 빼앗는 것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승리의 상징, 전리품으로 자국에 들여오는 일이 많았죠. 그리스, 이집트, 로마의 유산은 전쟁을 거치며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러한 약탈 전통은 근대에 들어서며 더욱 고도화됩니다. 일례로,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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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 예술사
미술 범죄 시리즈 ❸ 미술품을 '테러'하는 세 가지 이유
위 사진은 루치오 폰타나가 본인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촬영한 겁니다. 폰타나는 캔버스에 칼집을 내는 작품으로 유명해요. 이 기법은 전위예술, 즉,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아방가르드 사조로 분류됩니다. 전통적인 미술재료에 손상을 가하며 기존 예술의 권위에 저항한 것이죠. 폰타나의 작품은 그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400억 원대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언뜻 미술품 테러로 보일 수 있는 폰타나의 작품.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폰타나의 작품은 미술품 테러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캔버스에 칼집을 내며 손상을 가하지만, 타인의 작품이 아닌 '본인 작품'에 한 행위이기 때문이죠. 미술품 테러는 작품에 '타인'이 손상을 가하는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미술품 테러는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 이뤄지죠. ① 대중에게 전하고픈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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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이슈
미키 마우스 저작권 만료? 막 쓰면 안 됩니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수천 개의 미국 작품의 저작권이 풀립니다. 미국에서는 저작권 만료 기간을 95년으로 정해두었어요. 그 기간이 지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개 도메인으로 전환되죠. 때문에 매년 연말이 되면, 어떤 작품이 풀릴지 주목받곤 합니다. 음악, 영화, 소설, 미술 작품 등 다양한 장르 모두 동일해요. 올해는 1928년 등록된 저작권이 만료되어 풀리는 해입니다. 다양한 작품 중 가장 주목받은 건, 단연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 만료 소식이었어요. 저작권이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한 디즈니이다 보니, 대표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가 풀렸다는 건 빅뉴스 였습니다. 이게 화제가 된 이유 무인도에 갇혔을 때, 가장 빨리 탈출하는 방법은 모래사장에 SOS가 아닌, 미키 마우스를 그리는 것이라는 농담이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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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셀프 브랜딩
대규모 팝업 예술가,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특징 5가지
수십, 수백, 수천억 원에 거래되는 미술작품들. 작품의 가격은 놀라운 소식으로 보도되곤 합니다. 그리고 60여 년 전, 미술품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1960년대에 이런 흐름에 저항해 팔릴 수 없는 예술 작품을 선보인 이들이 있어요. 바로,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죠. 이들의 작업이 팔릴 수 없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들 작업이 '대지'를 캔버스로 삼기 때문이고, 둘째는 2주~3주 정도만 전시하고 작품을 철거하기 때문이죠. 이 작품은, 마이애미의 섬 11개를 포장한 작업이에요. 핫 핑크 색깔의 천으로 섬 주변을 둘러쌌죠. 사용된 천의 규모는 약 18만 평. 거대한 자연을 포장해 낸 작업은 시간도, 돈도, 인력도 많이 들어가지만 2주 남짓 전시되고 무조건 철거됩니다. 컬렉터도, 미술관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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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셀프 브랜딩
목숨 걸고 예술하는 퍼포먼스계 할머니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올해 77세, 1946년 생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는 자신을 퍼포먼스계 할머니라 부릅니다. 새빨간 원피스 차림으로 관객을 빤히 응시하는 이 작업 가 그의 대표작인데요. 사실 마리나의 작업은 굉장히 과격합니다. 칼로 손가락 사이를 쉴 새 없이 내리치는 작업을 선보이거나, 관객이 도끼와 총으로 자신을 공격하게 하거나, 공업용 선풍기를 기절할 때까지 쐬는 등. 과격한 행위예술의 선도주자로서 충격적인 작품들을 선보였죠. 마리나가 이렇게 수위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이유는 단순합니다. 인간의 ‘연약함’을 표현하기 위함이죠. 피와 눈물로 만들어낸 퍼포먼스 아트 마리나의 대표작, 는 2010년 뉴욕을 가장 뜨겁게 만든 작품입니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단호한 무표정으로 관객과 마주하고 있죠. 작가를 마주한 관객은 몇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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빋피 Pick 전시 추천
[국제갤러리]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 / 반타 블랙 독점 사건
국제갤러리에서 아니쉬 카푸어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아니쉬 카푸어는 1954년생, 인도 출신 예술가예요.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와 명성을 모두 가진 작가고, 생존 작가 중 천억 원대 이상 자산을 가진 몇 안 되는 작가죠. 그의 대표작으로는 시카고 밀레니엄 공원의 랜드마크, 가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소재의 콩 같은 모양이 특징인데요. 그 모양새 때문에 실제로 'The Bean'이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리곤 합니다. 유명한 작품은 많아도, 애칭이 있는 작품은 드문데요. 아니쉬 카푸어는 이런 랜드마크 작품을 만든 작가예요. 반타 블랙 독점 사건 하지만 아니쉬 카푸어 하면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역시, 반타 블랙 독점 사건입니다. 2014년에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블랙'이라는 이름의 '반타 블랙 Van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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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셀프 브랜딩
천재를 동경한 찐천재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
츄파츕스의 포장 디자인을 한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 달리는 순수 예술가였지만 동시에 상업 디자인 분야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냈습니다. 그뿐인가요, 스릴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러브콜을 받아 영화를 제작하고, 디즈니와 함께 단편 애니메이션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강연을 진행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전파하고, 살아있을 때 수 차례 자서전을 쓰고, 티비나 라디오 등 매체에 등장하길 꺼리지 않은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달리는 오늘날 현대미술 작가들의 귀감입니다. 난해해지고 치열해진 미술시장에서 작가들은 자신을 브랜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100년 전 활동하던 작가인 달리가 해온 것들이죠. 천재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 숨 쉰다며, 자신의 죽음도 믿지 않는다고 말한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