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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이슈

2023 올해의 컬러: 비바 마젠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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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ntone

한 해가 마무리되는 12월이 되면, 팬톤에서는 올해의 컬러를 발표합니다. 다가올 내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컬러를 선정하고, 그 이유를 제시하죠. 올해에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12월 7일 - 9일)에서 올해의 컬러를 발표했는데요.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는 바로 비바 마젠타 Viva Magenta였습니다. 비바 마젠타는 핑크빛이 감도는 자주색 컬러예요. 한 때 영국에서는 가장 인기 없는 색 top 3에 들기도 했지만, 올해 팬톤은 이 컬러에 주목했습니다. 컬러가 가진 의미 때문이죠.

 

팬톤 색채연구소 상무인 리트리스 아이스먼 Leatrice Eiseman에 따르면, 비바 마젠타는 “천연 염료 계열에 속하는 가장 귀중한 염료 중 하나”입니다. 이 컬러는 실제로 벌레, 꽃에서 만들어진 염료인 ‘코치닐’과 ‘마젠타’를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이죠. 팬톤은 자연이 만든 이 컬러를 통해 우리 삶에 더 큰 활력과 단단함이 만들어질 거라 봤어요.

 

연지벌레로 코치닐 염료를 만드는 모습 © genetic literacy project

이번 비바 마젠타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컬러는 코치닐입니다. 코치닐은 우리에게 익숙한 ‘연지벌레’의 영어 이름입니다. 연지벌레가 주 원료이기 때문에 색깔 이름도 코치닐이라 붙었죠. 1 파운드(약 450g)의 염료를 만드는 데 7만 마리가 필요할 정도로 많은 양이 필요하지만, 벌레의 색이 옷감에 잘 스며들게 돕는 매염제만 있으면 쉽게 염색할 수 있어 기원전 2세기부터 사랑받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연지벌레는 염료로 사용되는데, 벌레가 주는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E120이라는 이름으로 표기됩니다. M&M 초콜릿, 소시지, 레드벨벳 케이크, 체리코크 등에 꾸준히 사용됩니다. 스타벅스의 딸기 프라푸치노에도 사용되었지만, 벌레가 원료라는 이유 때문에 채식주의자와 무슬림의 항의로 2012년부터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요. 

 

마젠타의 모태가 된 푸시아 꽃  © Wikipedia

한편 마젠타 컬러는 우리에게 CMYK 색상환표로 익숙한 컬러입니다. 빨간색과 파란색 중간에 위치한 강렬한 핑크빛 컬러죠. 디지털 인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컬러이지만, 그 시작은 꽃이었습니다. 마젠타는 ‘푸시아 Fuchsia’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요. 동명의 꽃에서 그 이름을 따왔습니다.

 

꽃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의 핵심은 ‘식물을 향한 사랑’. 1500년대, 식물학자인 레온하르트 푹스는 그의 책 <식물학의 주목할 만한 주장>에서 400종의 야생식물과 100종의 재배 식물의 뿌리, 줄기, 이파리, 꽃, 씨, 열매 등을 연구했는데요. 당시엔 기술이 좋지 않아 오직 꽃에 대한 사랑으로 연구를 이어갔다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그의 사망 137년 후, 카리브해에서 한 야생식물이 발견되었습니다. 처음 보는 종류의 식물이었지만, 푹스의 책에 담긴 내용으로 식물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죠. 이 꽃을 발견한 식물학자는 꽃에 푹스의 이름을 딴 ‘푸시아’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비바 마젠타 컬러의 옷을 착용한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 &copy; New York Times

마젠타의 모태가 된 푸시아, 비바 마젠타의 영감이 된 코치닐은 모두 자연에서 온 꽃과 벌레를 원료로 하는 색깔입니다. 올 한 해 유독 잦았던 환경운동가들이 작품 테러 소식은 우리에게 환경 보호에 대한 거부감을 유발할 정도였는데요. 팬톤은 올해의 컬러가 자연의 산물임을 언급하며, 우리가 환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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