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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이슈

2023년, 다시 돌아온 프리즈 아트페어와 컬렉팅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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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ieze

세계 유수 갤러리가 치열하게 준비하고, 거장의 작품이 화려하게 빛나는 곳. 하지만 무엇보다 컬렉터들의 축제라 불리는, 아트페어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건 단연 ‘프리즈' 아트페어예요. 작년 첫 개최 이후, 약 6천억 원대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며 가장 큰 국내 아트페어가 됐죠. 그리고 올해 9월, ‘프리즈’ 아트페어가 또 한 번 진행됩니다. 

 

9월 6일 수요일부터 9일 토요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진행되며 세계 30개국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요. (티켓 예매 링크) 구성은 작년과 동일합니다.

  • 메인 섹션: 프리즈 아트페어 사무국의 심사를 통해 선정된 해외 유수 갤러리 부스 섹션
  • 포커스 아시아: 2011년 이후 개관한 아시아 기반 젊은 갤러리의 솔로 부스 섹션
  • 프리즈 마스터스: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예술 작품 선보이는 섹션

 

그렇다면 2023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우리가 주목할 갤러리와 작가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주목할 것들

2022 프리즈 서울, 아쿠아벨라 갤러리 © Frieze

작년에 이어 올해도 프리즈 서울의 디렉터를 맡은 패트릭 리 Patrick Lee는 “특히 올해는 최고의 아시아 작품을 선보일 아시아 기반의 갤러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프리즈 아트페어가 진행되는 유일한 아시아 국가인 만큼, 아시아 지역 특성을 더욱 강조하려는 포지셔닝으로 보여요. (프리즈는 뉴욕, 런던, LA, 그리고 서울에서 진행됩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새로운 어워드가 신설되고, 그들의 주목도를 끌어올릴 기획이 덧붙여졌습니다. 

 

우한나 작가, 사진 이승헌 / 우한나, Milk and honey 5 (2023), 사진 이승헌 © Frieze

프리즈 서울은 올해 ‘아티스트 어워드'를 신설했어요. 국내 신진 예술가 한 명을 선정해, 아트페어에서 크게 기획 전시를 진행하죠. 이번에 선정된 건 1988년 생 우한나 작가입니다. 그는 신체의 노화를 거부하기보다, 포용하는 작업을 선보여요. <The Great Ballroom>은 패브릭 소재의 작품으로, 축 늘어트린 천의 모습은 여성의 가슴을 표현합니다. 수유 전후로 가슴이 부풀어 오르다 가라앉는 등 노화의 과정을 겪는 신체를 표현했다고 해요. 

 

프리즈 같은 대형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선보이면, 작가의 네임벨류가 급격히 높아집니다. 통상 1-20%는 가뿐하게 오른다고 미술시장은 분석하는데요. 가격과는 별개로 작품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져, 이렇게 막 주목받는 작가는 좀 더 지켜본 후 컬렉팅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죠. 당장의 인기보다는 작품의 진정성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신진작가의 초기작품을 구매하는 건, 명분 있는 컬렉션을 꾸리는 컬렉터들에게 매우 가치 있게 여겨집니다. 작가를 후원하는 목적이 크기 때문이죠. 

 

Do Thanh Lang, Film 7 (2020)&nbsp;&copy; Frieze

한편, 작년 프리즈에서 가장 뜨거운 섹션이었던 ‘프리즈 마스터스'에도 아시아 작품이 조명됩니다. 프리즈 마스터스는 작년, 18개 소수 갤러리만 엄격하게 선별해 고대 거장부터 20세기 후반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당시 박물관급 퀄리티의 작품이 선보여진 덕에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올해는 갤러리현대에서 이성자 작가를, 학고재에서 김보현, 변월룡, 이준, 류경채, 윤석남 화백을, 우송갤러리에서는 최병소 작가를 선보여요. 같은 섹션에서 독도가 표기된 1836년 조선 행정지도 필사본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가히 박물관급 전시가 또 한 번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은 이미 고가의 작품이 많이 선보여지는 탓에, 투자 수익보다는 소장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컬렉터들이 눈여겨보는데요. 이 섹션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건, ‘해외에선 어떤 작품을 한국적이라 인식하는가’입니다. 지난 2021년 흑인 작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흑인 작품이 미술시장 트렌드가 되었을 때, 가장 잘 팔린 건 소위 ‘흑인 작가스러운’ 작품이었어요. 빨강, 노랑, 초록 등 원색을 강렬하게 사용하는 화풍은 흑인 작가 특유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블랙 아트라 불렸죠. 소더비는 블랙아트만 선보이는 경매를 신설했고, 스탠리 휘트니 등 원색의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가 시장을 선도했습니다. 

 

이성자, Timeless (1976) &copy; Frieze

이제 세계 미술시장의 관심은 아시아, 그리고 한국으로 쏠리고 있어요. 화이트 큐브 등 세계 유명 갤러리가 한국 지점을 내고 있고, 프리즈 아트페어를 계기로 세계 미술시장 순위권 안에 한국이 처음으로 들었죠. 이런 흐름에 따라 아시아 작가에 대한 주목도가 생겨나는 지금, 가장 아시아스러운 작품을 작품을 프리즈가 엄선했습니다. 그 안에서 시장을 선도할 옥석을 가리는 건 컬렉터의 몫이죠. 



컬렉팅에 관심있다면, 이번 프리즈와 함께 진행되는 행사도 확인해 보세요. 

  • 프리즈 뷰잉룸: 8월 30일부터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는 갤러리를 미리 온라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프리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 서울 아트 위크: 9월 1일 금요일 - 9월 10일 일요일 / 서울 전역, 박람회 홍보 및 삼청과 한남 등 갤러리 밀집 지역에 방문자 안내소 설치
  • 프리즈 위크: 9월 4일 월요일 - 9일 토요일 / 시내 전역에서 영화, 음악, 토크 프로그램 진행, 갤러리 야간 개장 행사 진행 (한남: 9월 5일 화요일, 청담: 9월 6일 수요일, 삼청: 9월 7일 목요일)
  • 키아프 서울 (Kiaf Seoul): 프리즈와 동시 개최되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
  • 프리즈 필름: 8월 22일 - 9월 9일 / 프리즈에서 선보이는 영상작업들. 한남동 아마도예술공간, 인사동 인사미술공간 등에서 진행
  • 프리즈 토크 프로그램: 9월 7일 - 9월 9일 / 오늘날 국제 예술계 중요 이슈를 짚어본다. 코엑스 스튜디오 159에서 진행. 업계 주요 인사 및 예술가 참여 (무료)
  • 프리즈 뮤직: 9월 8일 금요일 / 올해 새롭게 진행되는 행사로, 뮤지션 콜드가 라이브 공연 펼칠 예정. 초대 통해서만 입장 가능, 티켓은 프리즈 인스타그램에서 추첨 통해 제공한다.



그런데, 지금 미술품 투자 괜찮을까?

올라퍼 엘리아슨, Your Polyamorous sphere (2022)&nbsp;&copy; Frieze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큰 시장에서.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과 UBS는 매년 미술시장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올해 내놓은 <Art Market 2023>에 따르면, 전 세계 미술시장은 3% 성장해 678억 달러 (한화 약 89조 2천억 원) 규모로 집계됐어요. 

 

하지만 이 성장세의 이면에는 엄청난 양극화가 있습니다. 100억 원대 이하 작품의 매출은 줄었고, 100억 원대 이상 고가 작품 매출이 성장을 견인한 것이죠. 온라인 미술시장 위축 (전년대비 -17%)과 경매 규모 소폭 감소 (전년대비 -1%)를 통해서도 볼 수 있듯, 현시점 미술품 구매는 개인 컬렉터보단 억만장자나 기관이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각자의 투자방식을 고민해보기

미술시장 자체가 위축된 건 아닙니다. 성장세가 조금 둔화됐을 뿐,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죠. 또 미술시장에 부문별, 지역별, 가격별로 분화가 시작되며 다양한 투자 방식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갤러리나 아트페어를 통해 작품을 구매하는 전통적 방법뿐만 아니라, 조각 투자나 공동 구매 등 다양한 방식이 있죠. 

 

미술시장은 그 규모를 오래도록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신진 컬렉터를 필요로 합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소장하는 기쁨을 누리거나, 안정적인 방식으로 컬렉팅을 맛보거나, 선택은 컬렉터의 몫이죠. 

 

⓷ 가능성은 열려있다

단, 시장의 큰 흐름은 파악해 두는 게 좋습니다. 아시아 시장은 아직 성장 중이며, 한국 미술시장의 전 세계 점유율은 1%대로 매우 작은 편이입니다. 그럼에도 1%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선도 있죠. 

 

 

2022 프리즈 서울 전경&nbsp;&copy; Frieze

‘아시아’ 미술시장의 구루라 불리는 매그너스 랜프루Magnus Renfrew는 ‘아시아가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아시아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의 비중은 10%도 안된다’며 향후 확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국내, 아시아 시장의 확장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그 속도와 방향은 아직 가늠할 수 없어요. 계속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며, 점진적으로 투자를 늘려가는 방법을 꾀해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명확한 건, 아시아 특성이 짙은 작품이 곧 사랑받을 거라는 것이죠. 이번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그 흐름을 확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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