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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이슈

바스키아가 그리고 호크니가 참여한 세계 최초 예술 놀이공원, 루나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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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na Luna

 

세계 최초 예술 놀이공원, 루나루나가

35년 만에 다시 오픈했습니다.

 

대형 예술가들이 함께한 놀이공원은

오픈 직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어요.

 

하지만 1987년 개장 이후,

딱 3개월만 운영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모든 놀이기구는

멕시코 사막 컨테이너에 갇혀있었죠.

 

© Luna Luna

 

그러다 작년 12월,

깜짝 재오픈을 진행했는데요.

 

유명 예술가들이 직접 한 땀 한 땀 그려낸 놀이기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되며

많은 아트러버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어요.

 

루나 루나를 기획한 예술가, 안드레 헬러 © Luna Luna

 

이 놀이공원을 기획한 인물은

오스트리아 출신 예술가, 안드레 헬러입니다.

 

헬러는 이전에 날아다니는 조각 작품을 만들거나,

서커스를 작품에 활용하거나,

불꽃놀이를 예술과 결합시키는 작업을 해온 작가인데요.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작가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André Heller

 

헬러는 놀이공원을 보면서

회전목마나 그네 같은 놀이기구가

일종의 거대한, 움직이는 조각 작품 같다고 생각했어요.

 

놀이기구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니까요.

 

그리고 놀이 기구와 예술이

결합할 수 있는 지점을 고민합니다.

 

루나 루나에 대해 논의중인 안드레 헬러와 데이비드 호크니  © Luna Luna

 

이윽고 1970년대부터 예술 놀이공원 기획을 시작해요.

하지만 예술가 섭외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비웃는 작가도 많았고요,

본인의 진지한 예술세계가 놀이기구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거절한 작가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10년 간의 노력 끝에

결과적으로는 최고의 예술가들이

이 놀이공원에 함께했어요.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살바도르 달리, 데이비드 호크니

 

이 외에도 당시 활동하던 신인 예술가를 포함해

32명의 예술가들이 함께했어요.

 

이들은 제각기 본인들 작품과 잘 어울리는 놀이기구를

하나씩 맡았습니다.

 

장 미셸 바스키아는 대관람차를,

키스 해링은 회전목마를,

살바도르 달리는 파빌리온,

데이비드 호크니는 뮤지컬 극장이었죠.

장 미셸 바스키아의 관람차 © Luna Luna

 

놀이기구 하나하나 대단히 아름답고 완성도가 높아

오픈 직후 많은 관람객이 찾았다고 해요.

 

라이프(LIFE)지에서는 루나 루나에 대해

'지구상에서 가장 아찔하고 눈부신 예술쇼'라고

보도하기도 했어요.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 © Luna Luna

 

그렇게 1987년 6월 4일,

뜨거운 인기 속 독일에서 개장한 루나 루나는

같은 해 8월 31일 문을 닫습니다.

 

당초 루나 루나는 세계 곳곳을 방문하면서

전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요.

 

독일에서 3개월 진행한 후에,

다른 나라로 놀이기구를 옮겨 투어를 진행하기로 한 건데요.

 

그런데 계약과 소송 등 법률 이슈가 생겨

모든 투어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당시 비엔나에서 루나 루나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이게 무산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게 된 거죠.

 

이후 소유권이 바뀌면서 여러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고

결국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컨테이너 박스의 루나 루나 © Luna Luna

 

그렇게 루나 루나는 해체된 채

텍사스 사막의 컨테이너 안에서 35년간 방치되었는데요.

 

이 소식이 미국의 유명 래퍼

드레이크에게 전해집니다.

드레이크 © The Times

 

드레이크는 빌보드 선정 2010년대

가장 성공한 음악가로 손꼽히는데요.

 

음악뿐만 아니라 배우, 프로듀서,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콜렉티브 ‘드림 크루’의 수장이기도 합니다.

 

드레이크는 루나 루나의 이야기를 듣고

즉시 재오픈 계획을 세웠다고 해요.

 

본인의 콜렉티브인 드림 크루를 포함해

다양한 기술자, 예술인과 함께 복원을 진행했죠.

 

살바도르 달리의 'Dalidom' 내부 © Luna Luna

 

그렇게 2년 여의 시간을 거쳐

루나 루나는 재오픈될 수 있었습니다.

 

<루나 루나: 잊혀진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로스앤젤레스 동부 지역에 깜짝 오픈했죠.

 

재오픈하며 가장 중요시한 건

최대한 87년 당시의 감성을 살리는 것이었어요.

 

오픈 당시 루나 루나의 모습 © Luna Luna

 

첫 개막 당시엔 야외 놀이공원이었는데요.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야외 놀이공원으로 꾸몄고,

 

야간이 된 이후에 쓰는 조명도

당시 조명 정도의 밝기를 구현해

그 시절 감성을 살렸습니다.

 

또 1980년대 유행하던 유로팝 히트곡들을 틀어

잊혀진 판타지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게 만들었죠.

 

데이비드 호크니의 Enchanted Tree © Luna Luna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표 놀이기구

첫째로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Enchanted Tree>가 있습니다.

 

호크니는 2018년, 9천30만 달러에 팔린 <예술가의 초상>으로

한때 세상에서 가장 비싼 생존 작가이기도 했는데요.

 

이 외에도 수영장을 그려낸 그림과

원근법 연구, 사진을 활용한 작품,

아이패드 드로잉 등 다양한 예술적 시도로

잘 알려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페라 무대 디자인을 수 차례 진행했을 정도로

오페라 애호가이기도 하죠.

극장 내부의 모습 © Luna Luna

 

루나 루나에서는 뮤지컬 극장을 맡았습니다.

 

이건 오늘날 미디어 아트의 초기버전

혹은 아날로그 버전과 같은 모습이에요.

 

내부로 들어가면 그의 작품과 함께

베를린 심포니 연주를 들을 수 있죠.

 

살바도르 달리의 'Dalidom' 외관 © Luna Luna

 

비슷한 형태로 제작된 것이

살바도르 달리의 파빌리온입니다.

 

마찬가지로 외관에는 달리의 그림이 있죠.

 

달리는 이전에 회화 작품 외에도

가구 디자인이나 공간 디자인을 해온 작가이기도 한데요.

 

살바도르 달리의 'Dalidom' 내부 © Luna Luna

 

그 특성을 살려 파빌리온 안쪽에는

만화경에 들어간 듯한 초현실적인 공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인스타그래머블한 디자인을 볼 수 있죠.

바스키아의 관람차 © Luna Luna

 

또 루나 루나의 인기 어트랙션은

바스키아가 참여한 관람차가 있는데요.

 

바스키아는 1970년대

백인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던 미술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흑인 작가입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살린 작품을 다수 선보였죠.

바스키아의 관람차 © Luna Luna

 

루나 루나에서는 관람차를 선보였어요.

 

바스키아가 작품에 자주 그렸던 도상과

단어들을 관람차에 하나하나 직접 그려 넣었죠.

 

이 관람차에 탑승하면 바스키아가 직접 선곡한

마일즈 데이비스의 노래 투투가 흘러나오는데요.

바스키아의 관람차 © Luna Luna

 

이 노래의 저작권을 해결해 오는 조건으로

관람차 작업을 진행했을 정도로

바스키아에게 중요한 노래였다고 해요.

 

이 노래를 들으며 관람차를 타면

루나 루나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안드레 헬러의 <Wedding Chapel> © Luna Luna

 

다음으로는 루나 루나의 설계자인

안드레 헬러의 <웨딩 채플>이 있습니다.

 

헬러는 사회 이슈에도 많은 관심을 가진 작가였어요.

그리고 그 사상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웨딩 채플>을 선보일 당시였던 1987년에는

많은 국가에서 동성 결혼이 불법이었다고 해요.

 

헬러는 이 점에서 착안해

누구 와든 결혼할 수 있는 채플을 제작합니다.

 

안드레 헬러의 <Wedding Chapel> © Luna Luna

 

여기서는 이성애자나 동성애자 커플은 당연하고

본인이 사랑하는 물건과도 결혼할 수 있다고 해요.

 

결혼식 비용은 단돈 10달러입니다.

 

덕분에 이번 재개관에도 많은 커플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죠.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 © Luna Luna

 

마지막으로는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가 있습니다.

키스 해링은 팝아트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이예요.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시작해

거리예술가가 미술관으로 진출한

몇 안 되는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마치 픽토그램을 보는 것처럼

단순한 느낌을 자아내요.

 

제목도 대부분 <무제>여서

직관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작품처럼 느껴지지만,

 

그 이면에는 약물 남용이나 에이즈

동성애자, 핵 종말 같은 금기시되는 주제가 숨어있죠.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 © Luna Luna

 

때문에 고도로 정치적인 예술가라 불리기도 하지만

루나 루나에서는 철저히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를 선보입니다.

 

이 회전목마엔 해링의 작품 속 다양한 캐릭터들을 조각으로 만들어

그 위에 자유롭게 탈 수 있게 제작했어요.

 

별도 안전장치가 없기에 서서 타거나

돌아다니면서 타는 아이들도 있었죠.

 

이는 거리예술가로 시작해

자유로운 예술을 추구한 그의 작품 특성과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 Luna Luna

 

이 외에도 32명의 예술가가 참여한

다채로운 예술 놀이기구를 루나 루나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올해 3월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 후

세계 투어를 돌 예정이라고 합니다.

 

LA 진행 당시에도 다소 게릴라스럽게 소식을 공개했던 터라

다음 예정지도 깜짝 공개될 것으로 추정되죠.

 

하지만 운 좋게 루나 루나를 방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놀이기구들을 타볼 순 없습니다.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 © Luna Luna

 

회전목마나 그네,

대관람차 같은 탑승형 놀이기구들 때문인데요.

 

이 기구들은 이번 재오픈 때 철저하게 복원했고

완벽하게 작동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안전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요.

 

시간이 지나며 기준이 높아지니

이제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놀이기구가 된 거죠.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 © Luna Luna

 

그래도 새로운 기대를 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 루나 루나 복원을 진행하며

완전한 현대미술 놀이공원을 제작하는

기획이 진행된 덕분인데요.

 

이번 LA에서는 35년 만의 첫 개막이기에

잠들어있던 타임캡슐을 연 느낌으로

기존 놀이기구에만 집중했지만,

 

향후 새로운 놀이기구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제프 쿤스 롤러코스터나

신디 셔먼 펀하우스

데미안 허스트 스낵바 같은 기획을 더할 예정이라고 해요.

 

키스 해링의 회전목마 © Luna Luna

 

그리고 이 모든 시도를 하는 이유는

예술의 존재 이유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 언급합니다.

 

예술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거나

긍정적인 경험을 주거나

어떤 종류든 자극을 주기 마련인데요.

 

그 지점을 확장해

루나 루나가 단순 놀이공원을 넘어

예술로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 비즈니스로 도약할 예정이라고 해요.

 

© Luna Luna

 

세계 최초 예술 놀이공원

루나 루나의 이야기는

앞으로 더 다채로운 이야깃거리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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