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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셀프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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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바나나가 1억 7천만 원 짜리 작품이 되는 방법: 마우리치오 카텔란 2019년, 세계 3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아트 바젤에 '바나나'가 작품으로 등장했습니다.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생 바나나였죠. 노랗게 잘 익은 바나나는 검은 반점까지 있어 매우 달콤해 보였습니다. 이 바나나는 덕 테이프에 붙어 벽에 전시되어 있었고, 작품의 이름은 이었습니다. 작품을 전시한 건, 이탈리아의 현대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그는 자랑스럽게 작품 옆에서 사진도 남겼습니다. 작품은 12만 달러, 한화 약 1억 7천만 원에 팔렸죠. 이후 엄청난 패러디가 쏟아집니다. 아트 바젤이 열린 마이애미 여기저기에서는 덕테이프로 붙인 바나나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온라인에도 다양한 패러디가 쏟아졌죠. 바나나뿐만 아니라 신생아, 오이, 감자튀김, 도넛, 두리안, 핸드백 등을 붙인 사진이 나돌았습니다. 마우..
"인간의 성욕을 부정하는 예술은 지루하다" -존 커린 '포르노 초상화가'. 존 커린을 부르는 말입니다. 커린은 마치 포르노를 보는 것처럼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그림을 그려온 화가인데요. 파격적인 그림을 그린 작가는 많았지만, 존 커린은 그중에서도 독보적 포지션을 가진 작가입니다. 과거 르네상스 시기 명작의 요소들을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한 덕분이죠. 커린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예술가 중 한 명입니다. 존 커린의 소속 갤러리인 가고시안 Gagosian에서는 그의 순자산을 약 1조 8천억 원이라 이야기하기도 했죠. 그의 작품이 가진 독보적 매력이 전 세계 컬렉터들에게 사랑받은 덕분인데요. 존 커린의 작품 특징은 단순 포르노그래피적 묘사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포르노를 고급스럽고 매력적으로 풀어낸, 존 커린만의 특별한 '전략'이 있죠. 01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추하다"는 비난에도 색깔 독점한 예술가의 결말 | 아니쉬 카푸어와 반타 블랙 예술가들은 종종 시그니처 컬러를 활용해 자신을 브랜딩 합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빨간색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을 뒤덮고 다니고, 이브 클라인은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IKB)'라는 색을 만들어 특허를 내기도 했죠. 아니쉬 카푸어에게는 두 가지 시크니처 컬러가 있습니다. 피처럼 어두운 검붉은 색과,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블랙인 반타블랙이죠. 오늘은 카푸어의 흑역사, 반타블랙 사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니쉬 카푸어의 반타블랙 집착 가장 이슈가 된 카푸어의 시그니처 컬러는 '반타블랙 VantaBlack'입니다. 이 컬러 때문에 카푸어는 한동안 미술계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했죠.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색상이라 불리는 반타블랙이 만들어집니다. 이 색상은 영국 제조회사인 S..
공간을 차지하는 조각이 아닌, 공간을 창출하는 조각 아니쉬 카푸어 직업 조각가 소속 - 사이트 - 1954년 인도 뭄바이 출생 1990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 대표 작가 1991년 터너상 수상 2009년 런던 왕립 미술학교 전시장 전관 사용 (생존 작가 최초) 2011년 그랑팔레 회고전 (단 한 개의 작품으로 회고전 진행) 2012년 런던 올림픽 상징물 제작 아니쉬 카푸어의 대표작은 구름 문 Cloud Gate(2006)입니다. 강낭콩을 닮은 모습 때문에 The Bean이라는 애칭으로 더 자주 불리곤 하죠. 가로 10미터, 세로 20미터, 높이 12미터의 이 거대한 콩은 거울처럼 반들거리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습니다. 초기 제작비용은 600만 달러(한화 약 86억 원)이었지만, 제작 과정에서 2천3백만 달러(한화 약 331억 7천만 원)까지 비용이..
백남준 ② 세계적 거장이지만 '헐값'에 팔리는 예술가 비디오 아트의 대가, 괴짜, B급 예술가, 백남준. 백남준은 실험을 멈추지 않던 예술가였습니다. 덕분에 음악부터 행위 음악, 비디오 아트, 인공위성 예술까지 다양한 예술을 선보였죠. 또 우리에게는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도 친숙한 예술가이기도 한데요. 올해, 백남준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이 재가동되고, 그를 기리는 전시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사실 백남준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예술가였습니다. 독일에서는 일찍이 그의 예술성을 알아보고, 미술계 올림픽이라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독일 대표 예술가로 백남준을 선정하기도 했죠. 당시 백남준이 금메달 격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살아있는 아시아 예술가 중에서는 최초로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백남준 ① 탄생 90주년, 작품으로 보는 백남준의 세계 괴짜, B급 예술가, 시대를 내다본 천재. 모두 백남준을 수식하는 말입니다. 백남준이 이런 이름으로 불렸던 건, 그의 작품이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백남준의 작품은 다른 예술작품과 달리 심미적이거나, 아름답거나, 감정적 울림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비디오 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냈죠. 하지만 비디오 아트라는 장르 하나만으로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 장르를 탄생시키기 이전에 백남준은 행위예술, 퍼포먼스 작업을 진행했고, 그 진행 과정 중 비디오 아트가 탄생했죠. 이후 백남준은 첨단 기술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더 새로운 기술을 예술에 적용해나갔습니다. 그렇게 백남준의 예술세계는 방대해졌죠. 음악부터 미술, 행위예술, 종합예술, 인공위성 예술..
뱅크시 ❸ 익명의 예술가는 어떻게 돈을 벌까? 뱅크시는 미술시장의 권력을 정말 싫어했던 작가입니다. 흔히 미술시장을 이루는 가장 큰 주축을 미술관, 갤러리, 컬렉터로 보는데요. 그 이름이 유명할수록, 더 강력한 권력을 가집니다. 거리예술로 이름을 알리고, 유명 미술관에 도둑 전시를 하며 메시지를 전한 뱅크시는 이 권력자들에게는 애증이었습니다. 세계 유명 미술관이 전시 열어주겠다고 해도 거절했고, 유명 갤러리가 전속작가를 제안해도 거절했죠. 또 이름난 컬렉터가 본인 작품을 구매했단 소식을 들으면 경멸했고요. 그 어느 작가보다 강력한 파급력과 인기를 누리는 작가이지만, 누구도 그를 가질 순 없었습니다. 만약 영화배우가 영화계를 경멸하고, 모델이 패션계를 혐오했다면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뱅크시는 미술시장의 권력이 아닌, 관객을 대상으로 했기에 예..
뱅크시 ❷ 저작권은 루저들을 위한 것? 뱅크시 철학의 모순 뱅크시는 거리예술을 하는 아티스트입니다. 작품을 파는 다른 작가들과 달리, 그의 작품은 사고팔 수 없었죠. 이에 뱅크시는 포스터를 제작해 팔거나, 책을 내거나, 놀이공원을 만들어 수입을 창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뱅크시가 판 물건이나 만든 작품에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뱅크시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쉽게 벌었죠. 뱅크시는 자신을 통해 돈을 버는 모습을 그저 지켜만 봤습니다. 대신, '그라피티는 소수를 위한 예술이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표했죠. 그렇게 온건한 대응을 하던 중, 뱅크시가 최근 자신의 저작권을 지키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의 두 사진은 작년 여름,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뱅크시 전시의 홍보 포스터입니다. 그리고 이 전시에서 내세운 슬로건은, '뱅크시..
뱅크시 ❶ 촌스럽지 않게 저항 정신을 표현하는 방법 뱅크시 강렬한 메시지를 분사하는 얼굴없는 예술가! 미켈란젤로를 제치고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1위!온 세상의 벽을 칠하는 예술계의 안티히어로! 뱅크시에 대한 매우 흥미롭고 강한 통찰! 평점 7.5 (2022.08.11 개봉) 감독 엘리오 에스파나 출연 뱅크시, 벤 아인, 스티브 라자리데스, 존 네이션, 펠릭시 브라운, 앨런 캣, 스케이프 마르티네즈, 켈리 리스크 그라벨 최근 뱅크시의 다큐멘터리가 개봉했습니다. 이 다큐는 뱅크시의 예술세계를 당시 거리예술 흐름과 함께 풀어 설명해주는데요. 현시점 가장 뜨거운 예술가이자 셀프 브랜딩이 잘 된 작가인 만큼, 세 편에 걸쳐서 뱅크시의 [1] 작품세계와 [2] 돈벌이, [3] 모순 지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번 편은 뱅크시의 예술세계 그 첫 번째,..
알렉산더 칼더: 조각 작품의 개념을 완전히 바꾼 공학도 모빌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 흔히 '모빌'하면, 천장에 매달아 두는 유아용 인형을 많이 떠올리는데요. 오늘날에는 인테리어 오브제나 소품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엔 다양한 모빌 제품을 시중에서 찾아볼 수도 있는데요, 진짜 모빌의 시작은, 칼더의 '움직이는 조각'에서 비롯되었어요. 칼더는 1930년대, 천장에 매달린 채 흔들리는 조각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조각 작품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사람들이 놀란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였어요. 첫째로는 "조각 작품을 받침대에서 벗어나게 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이전까지 조각 작품의 받침대는 마치 회화의 액자처럼 꼭 함께 가는 존재였습니다. 이 받침대는 '좌대'라고 부르는데요..
아이 웨이웨이: 중국의 현대미술가가 권력에 저항하는 방법 아이웨이웨이 직업 건축가, 설치미술가 소속 FAKE Design 사이트 - 당신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건가요? - 난 무척 두렵습니다. 동시에, 행동하지 않으면 더 두려워질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aiww, 현시점에도 거의 매일 게시물을 올리는 그는 65세의 베이징 출신 예술가입니다. 그리고 매우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죠. 예술가면서, 사회운동가, 큐레이터, 건축가, 영화감독 일을 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알만 한 그의 작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지어진 '새의 둥지'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국립경기장으로, 중국이 상당한 공을 들인 건축물인데요. 이 설계에 참여했다는 건, 그만큼 중국 정부의 신뢰를 받았었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런데, 아이 웨이웨이는 ..
올라퍼 엘리아슨: 똑똑하면서 창의적이고 선한 예술가는 존재할까? 올라퍼 엘리아슨은 방대한 예술세계를 가졌습니다. 그가 영감 받는 것은 빛, 물, 온도, 안개, 빙하, 돌 등 다양한 자연 요소들이죠. 선보이는 작품의 장르도 다양합니다. 유화, 수채화,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건축까지. 한 사람의 예술가가 어떻게 이토록 다양한 장르,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까요? ​ 엘리아슨이 예술가로서 가진 모토는 하나입니다.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그리고 이 모토 아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며 우리가 바라본 세상을 전혀 다른 각도로 조명하죠. 엘리아슨의 동료 작가인 아이 웨이웨이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엘리아슨은 색다른 재료, 색다른 방식으로 구조를 만든다. 그의 개방적 사고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예술이 탄생..
제프 쿤스: 총 재산 5천 200억 원, 관종력과 실력으로 재벌 예술가가 되다 제프 쿤스 직업 문화예술인 소속 - 사이트 이 작품은 제프 쿤스의 대표작, 입니다. 2013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5천840만 달러, 한화 약 759억 원에 팔리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생존 작가의 작품이 되었죠. 이전까지 생존작가 최고 낙찰가는 439억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역시, 제프 쿤스의 기록이었죠. 과거 본인의 기록을 현재의 자신이 깨뜨린 것입니다. 제프 쿤스의 기록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2019년, 그의 또 다른 작품인 가 9천 백만 달러 (한화 약 1,185억 원)에 낙찰되며 자신의 기록을 또 깼습니다. 439억, 759억, 1185억. 순차적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제프 쿤스의 작품들. 그의 작업엔 어떤 특별한 점이 있어서 이렇게나 비싼 금액에 팔려나갈 수 있었던 걸까요? 심오한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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